“우리가 일하는 원전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원전 건물 위로 비행기가 떨어져도 끄떡없고, 가장 강력한 지진, 규모 8.0의 강진도 견뎌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현대인들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 체르노빌의 목소리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번엔 틀림없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틀림없다는 그 계산, 틀리지 않은 적이 있었나.
이번엔 다릅니다.
뭐가 달라.
틀림이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 百의 그림자 | 황정은
우리는 인재(人災)를 겪는다.
원인은 언제나 ‘안전불감증’이다.
“절대”와 “확신”이 불러일으키는 불감증.
수치와 논리와 이론이 뒷받침하는 “절대”와 “확신”.
인간에겐 확신을 흔드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지적 오만함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경제적 이득을 위해 "위험하다는 의심"을 "안전하다는 확신"으로 위장하는 것일까?
항상 이득의 주체와 위험의 주체가 일치하지 않는다.
삶의 불공정함이다.
모든 것이 불타버렸다. 그런데 집주인이 말한다. “그래도 쥐를 모조리 다 잡았어!”라며 좋아했다. 벨라루스 사람이 이렇다. 눈물을 뚫고 웃는다.
하지만 우리 신들은 안 웃는다. 우리 신들은 수난자다. 웃고 즐거운 신은 고대 그리스에나 있었다.
- 체르노빌의 목소리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